내가 성취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글_장현정 미술치료전문가, 공감미술치료센터장 사과는 인간이 자연에서 얻는 생존에 필요한 열매이며, 친숙하고 보편적인 과일이다. 성경 속 아담과 이브 이야기, 동화 백설공주, 신화 트로이 목마 등에서도 사과가 중요한 의미로 등장한다. 여러 문화권에서 사과는 상장직으로 사랑, 결혼, 젊음, 풍요, 장수, 유혹과 원죄의 의미를 갖고 있다. 사과 나무에서 사과를 따는 사람의 그림은 문제 해결, 목적의 성취 방법, 목표에 대한 태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그림검사다.
‘사과나무에서 사과 따는 사람(PPAT)’ 그림검사는 Gantt와 Tabone(1998)에 의해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PPAT(Person Picking an Apple from a Tree)는 동작성이 있어 그린 사람의 문제해결방식을 체크할 뿐만 아니라 채색을 통해 제작자의 정서 상태도 확인이 가능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검사는 그림 속 미술 요소들을 형식 척도라는 정해진 기준에 의해 점수로 표시함으로써 자료를 객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사과 따는 사람을 그려보면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목표달성 태도를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사과나무에서 사과 따는 사람(PPAT) 그리기
∙ 준비물: A4용지, 색연필 또는 사인펜
∙ 방법
1. 지금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봅니다.
2.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주세요. (몸체와 눈·코·입 표현)
3. 질문에 대답해 봅시다.
- 사과의 양이 많아 보이나요? 적어 보이나요?
- 이 사람은 누구인가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 이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요?
그림 해석하기
사과나무 | 사과나무의 상태는 자아상, 자아강도와 관련
나무의 줄기와 수관 크기가 적당한가? 사과는 얼마나 열렸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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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 사과는 성취, 목표, 과제의 의미
나무에 달려 있는 사과의 양 = 목표와 과제, 성취하고 싶은 것 수확한 사과 = 이미 달성한 목표 아주 많은 양의 사과는 역설적으로 덜 충족된 욕구, 결핍 상징 |
사람의 행위 | 행위는 목표에 대한 태도 및 반응, 문제 인식과 해결력
목표에 접근하는가, 회피하거나 좌절하는가? 닿을 수 있는 목표라고 느끼는가 닿을 수 없다고 느끼는가? 목표 달성을 위해 도구가 필요한가? 보다 손쉽게 도달할 수 있는가? |
◎ 사례 공유 ◎
목표달성까지 한 걸음 남았다! 성취의 기쁨
29세 여성
인물은 까치발을 들어 가장 튼실해 보이는 사과를 따려고 하는 중이다. 맛있는 사과를 먹을 생각에 들떠 있고 사과의 양은 보통이라고 대답했다.
제작자는 현재 계획했던 목표 중 하나에 근접했거나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까치발을 들어 사과를 따려고 한 그림 속 인물처럼 제작자 역시 성취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했을 것이며, ‘들떠 있다’는 말로 목표 완수에 대한 기쁨을 묘사하기도 했다.
성취에 대한 충분한 인정과 칭찬을 통해 다른 목표(사과들)에 접근할 수 있는 동기가 생겼을 지금! 자신에게 남은 목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올 한 해 수고한 스스로를 격려해보자.
바빴던 나에게 달콤함 보상을
38세 여성
사과를 따고 싶은 마음이 없어 나무 아래에 그냥 앉아 쉬고 있다. 떨어진 사과가 많아 이를 바구니에 담았으며 맛있어 보이는 사과 한 개는 베어 물었다. 그림 속 인물은 현재 편안한 상태라고 대답했다.
제작자는 그동안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최근 자신이 원하는 바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알게 되어 그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과를 먹고 있는 편안한 상태의 사람’은 현재 제작자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제작자는 목표를 향해 접근해서 행동하기보다 목표 가까이에 앉아 쉬는 것을 선택했다. 이는 그동안 바쁘게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보인다. 다만, 이와 같은 행동 패턴이 지속되거나 여러 차례 반복될 때는 목표나 과제에 대한 두려움이 큰 나머지 회피하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성취에 대한 같은 구도, 다른 표정
15세 남자
35세 남자
연령은 다르지만 두 제작자 모두 사다리에 올라가 사과를 따고 있는, 유사한 구도를 보인다. 사다리에 올라가서 사과를 따는 것은 성취과정에서 약간의 긴장감을 의미한다. 사다리 위에 있을 때 우리는 편안함 보다 아슬아슬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과의 양은 두 사람 모두 ‘많다’라고 대답했다. 오른쪽 그림은 왼쪽 그림보다 사과의 양이 더 많으며, 왼쪽 그림은 아직 수확한 사과가 없다. 왼쪽 그림을 그린 학생은 사과를 따려고 하지만 정말 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두 그림의 관전 포인트는 ‘표정’이다. 한 명은 조금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또 다른 한 명은 자신만만하고 즐거운 얼굴이다. 목표나 과제에 대한 태도와 감정이 매우 다름을 짐작할 수 있다.
왼쪽 그림을 그린 제작자는 현재 자신의 감정을 체크해보고, 이루고자 하는 과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면 동기부여와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본 기사에 소개된 작품은 제작자의 동의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