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
인간관계와 집단이 가진 구조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사용되는 소시오메트릭 테스트는 정신병리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모레노에 의해 시작됐다. 집단 안에서 구성원들이 서로를 느끼는 호감과 반감, 선택과 비선택, 무관심 등을 측정하여 집단의 구조를 분석해내는 것이다. 이때 인간관계 구조뿐만 아니라 집단의 리더 혹은 전체 집단 내의 소집단 분포 등을 도출해낼 수 있다. 이러한 관계를 도식화된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을 소시오그램이라 한다.
동물을 소재로 사용했을 경우, 대상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상대 및 관계에 대한 감정을 상징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 단 동물이 어떤 특성과 상징성을 가졌는지에 따라 해당 인물의 특성을 알아볼 수 있으므로 그림을 그린 사람에게 질문해서 명확히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령, 한 아이의 경우 엄마를 뱀으로 묘사한 이유를 묻자 “엄마가 뱀띠라서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상징성보다 단순한 지식이 그림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통해 대상에 대한 감정을 구체화해야 한다.
글_장현정 미술치료전문가, 공감미술치료센터장
동물소시오그램 그리기
- • 준비물 : 도화지, 색연필 사인펜, 가위, 풀, 동물 그림(사진, 스티커)
- • 방법
- ① 도화지에 자신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가족, 친구, 지인 등)을 동물로 나타내 봅니다.
- ② 동물 그림이나 사진, 스티커를 붙여도 되고 동물 그림을 그려도 됩니다.
- ③ 한 사람을 여러 동물로 표현해도 됩니다. 자유롭게 표현해 보세요.
- ④ 다음 질문에 대답해 봅시다.
- 각 동물은 누구인가요?
- 그 동물로 표현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동물소시오그램 해석하기
사례 공유
격리를 통해 위협적 대상 표현 (8세, 여)
자신의 사회 중 가장 중요한 사람들인 ‘가족’에 대해 묘사했습니다. 아빠는 무서운 상어, 첫째 오빠는 사나운 불독, 둘째 오빠는 나무에 잘 올라가는 고릴라, 엄마는 느린 거북이, 자신은 귀여운 토끼로 표현했습니다.
무섭지 않은 존재인 엄마와 둘째 오빠는 자신과 가까이에, 무서운 첫째 오빠와 아빠는 멀리 배치했습니다. 각 동물의 표정과 특성, 설명을 이해하면 각 구성원을 아동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빠는 가족 중 유일하게 물에 사는 ‘상어’로 표현했으며 상어에게만 테두리로 물을 표현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대상에게 흔히 테두리를 그려 격리하는 방식을 보입니다.
갈등과 소원함을 드러낸 관계 (28세, 여)
마찬가지로 가족을 동물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아빠는 화를 잘 내는 불독으로, 동생은 나약한 개미로 묘사했습니다. 엄마는 잔인한 말을 쏟아내는 독사 같은 모습도 있고 무기력하고 게으른 강아지 같은 모습도 있다고 합니다. 자신은 날카롭고 앙칼진 고양이로 집 안이 아닌 밖으로 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림에서 보면 엄마, 아빠, 동생은 서로 하트를 주고받는 친밀한 관계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나와 아빠의 관계는 거리도 멀지만, 번개가 그려져 있어 서로의 갈등도 표현했습니다. 가족들과 상호작용이 거의 없으며 소원한 상황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가족관계가 제작자에게 지지적이지 않으며 주요 스트레스 원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장 친밀한 존재는 누구인가 (13세, 남)
자신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동물로 묘사한 그림입니다. 아동이 주변 사람들 중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 누구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탐색해볼 수 있습니다. 또래 친구 보다는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현재 아동에게 더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키가 큰 아빠는 타조, 본인은 귀여운 원숭이, 동생은 빠르고 사나운 표범, 할아버지도 키가 큰 기린, 엄마는 시끄러운 오리, 할머니는 순한 토끼•고양이•거북이로 표현했습니다.
가족 중 가장 많은 동물로 묘사된 인물은 할머니이며 묘사하고 있는 동물은 모두 순합니다. 할머니가 제작자에게 친밀하고 편안하며 의미 있는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 본 기사에 소개된 작품은 제작자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그림을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심리 해석’과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 드립니다.
- 사과의 양이 많아 보이나요? 적어 보이나요?
- 이 사람은 누구인가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 이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요?